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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싱가폴 직장인: 두번의 실패 후, 취업 성공

Daeji 2020. 2. 1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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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을 간다고?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내가 미국이란 나라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싱가폴' 진출 선언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1년은 서양 나라인 호주에서 경험을 했으니, 
낯선 동남아라는 나라에서 경험을 해보는것도 좋지!

 

그렇게 21살, 나의 싱가폴 입문기가 시작되었다.

사실 호주 생활을 하면서 나의 버킷리스트 공책엔 말레이시아 그리고 싱가폴 여행하기가 있었다. 그 이유인 즉슨, 나는 우연하게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라는 지역을 알게 되었고, 천국과도 같은 모습에 정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바로 옆 동네에 있는 싱가폴이란 나라도 말레이시아를 들린후에 가보면 좋겠구나 싶었다.

 

세계여행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살다보니 어느새 나는 꿈꾸던 싱가폴이란 나라에 와 있었다. 단순히 여행이 아닌, 장기 거주라는 뜻하지 않은 계획으로 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쉬운건 없었다.



첫번째 좌절

처음에는 레지던스 호텔의 웨이트리스 포지션으로 인터뷰를 봤는데, 나는 20살에 1년간의 호주 워홀을 마치고 막 돌아온 상태라 영어도 다른 분들에 비해서 잘 하는 편이였고 인터뷰도 정말 잘 봐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나를 제외한 나머지 3분이 다 붙으셨다. 


두번째 좌절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 호텔에서 Butler (버틀러) 자리로 사람을 구한다고 한다. 이미 한번의 인터뷰를 실패한터라, 한창 의기소침 해 있었다. 처음에는 버틀러라는게 무엇인지도 몰랐고, 기분도 좋지 않아 인터뷰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버틀러가 하는 일이 뭔지 아세요?'란 질문에 '담배 사 오라고 하면 사오고...하는거 아닌가요?' 라는 황당한 답변을 했으니, 결국 떨어졌다. 총 3명이서 인터뷰를 봤는데, 나를 제외한 2명이 붙었다. 그래, 이건 내가 준비를 안 했으니까 괜찮아.


Butler는 호텔에서 손님들 개개인을 도와주는 쉽지 않는일이였다.

 

세번째는 되겠죠?

그렇게 얻은 세번째 인터뷰, 리조트 월드 센토사 (Resorts World Sentosa) 라는 말레이시아에 헤드 쿼터를 가지고 있고,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호텔 6개 그리고 아쿠아리움과 워터파크 까지 가지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리조트였다. 포지션은 웨이트리스. 호텔경영을 전공한 아는 언니 말로는 그 리조트는 세계에서 알아준다며 거기서 일을 꼭 하고 싶다고 하셨다. 조사를 해보니 그 회사는 일명 리조트 월드 젠팅 (말레이시아 젠팅그룹이 만든 회사) 으로 정말 큰 회사 였다. 지금은 리조트 월드 마이애미, 리조트 월드 홍콩 그리고 2018년에 리조트 월드 제주가 한국에 생긴다. 그리고 호주 퍼스의 버스우드 카지노의 지분도 가지고 있다.
 
두번의 인터뷰 낙방으로, 나는 정말 악착같이 준비를 해갔다. 그 리조트에 대한 관련 조사를 싹 다 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리조트가 아니라 다른 부서도 많아서, 일을 하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폴을 여행할때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간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대한 설명 자료 보다는 직접 경험하며 느낀 점을 준비하고, 리조트 월드 센토사 싱가폴에 있는 6개의 호텔에 대한 정보를 공부하고 암기하기 시작했다. 이름은 기본이고, 방은 몇 개가 있으며 각각의 호텔마다 어떤 다른 특성이 있는지 준비했다.


나를 포함한 3명의 한국인들이 함께 면접을 봤다. 내 차례가 왔고, 인터뷰는 잘 흘러갔다. 준비해간 호텔 정보들을 술술 말하기 시작했다. 악착같이 외워서 하나도 틀림없이 말했다. 심사관의 표정이 좋았다. 준비해 간 호텔의 정보가 점수를 따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 고개를 끄덕끄덕 하셨다. 나를 인터뷰 본 사람은 미스터 Teo. F&B를 담당하는 Director 중의 한명이였는데, 그 분이 마침 또 퍼스에서 공부를 하신 것 이였다. 나의 이력서를 보시더니 퍼스에서 있었냐고 묻더니, 나를 테스트 하는건지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하셨다.

"퍼스에서 유명한 항구의 이름이 뭐죠?"
"퍼스에서 유명한 공원은 어디죠?"


난 퍼스에 살았으니까 자신있게 항구는 프리맨틀, 공원은 킹스파크라고 대답했다. 그 분이 말을 하시길, 새로 생기는 워터 파크가 있는데 햇빛 밑에서 일을 할 수 있겠냐는 것 이였다. 순간, 3초 고민을 했다. 이렇게 내가 호주에서 있다가 여기까지와서 워터 파크에서 물파는 일을 하게 되는거 아닐까. 이 일을 해야 할까. 하지만 나의 대답은 Of course! 

"그래, 돈을 벌러 온 것도 아니고, 난 아직 어리고 경험을 하러 온 것 이니까."

그렇게 인터뷰가 끝나고, 마음이 홀가분했다. 잘봤다고 생각했던 첫번째 인터뷰를 탈락하고 서러워서 눈물을 뚝뚝 흘렸던 기억이 났다.

 

 

훗날 같이 일했던 동료들, 나만 유일한 한국인이였다. 

 

세번의 인터뷰를 치르고 나니 어느정도 인터뷰의 흐름을 알게되었고 욕심을 버렸고 홀가분했다. 그렇게 몇일 후, 나는 결국 합격 이메일을 통보 받았고 회사에서는 내 비자 수속이 들어갔다. 그때 나는 21살, 호주에서 막 워홀을 끝내고 싱가폴로 왔으며 누구보다도 어렸다. 내 생애 첫 직장, 한국이 아닌 싱가폴에서 하게 되었다.

비자가 승인되고 나서 약 3개월 동안은 회사 안에서 여러 부서로 옮겨 다니며 트레이닝을 받았었고, 심사관이 말을 했던 것 처럼 나는 당연히 워터파크에서 일할 것 이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나는 아직 오픈을 안한 레스토랑에 배정 된 것 이였다. 웨이트리스도 아닌, 리셉션으로!

 

아는 사람 아무도 없었던 호주 퍼스에서 0부터 시작했던 것 처럼, 이제는 싱가폴에서의 도전이다. 나는 아직 어리지만, 꿈이 있고 용기가 있다. 많은 돈은 없지만, 나에겐 패기가 있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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