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너무 바쁘고 피곤하게 일한탓인지 몸이 좋지 않았다.
하루 병가를 내고 푹 쉬고 오늘 회사에 돌아와서 다시 일을 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엄청 바빴다.
그런데, 사건은 저녁에 터졌다.
저녁을 먹고 돌아왔는데, 동료가 손님이 컴플레인을 걸었다는 것 이다.
알고보니 예약을 했던 서양인 남자, 싱가폴 여자 부부였다.
우리가 제일 좋은 자리 (=윈도우 테이블)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내 동료는 우리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 사람들을 다른 자리로 안내 했는데,
그 서양인 남자가 다시 나오더니 매니져를 불러달라고 했다.
나는 매니져를 부르러 갔고, 그 서양인 할아버지는 화가 나서 매니져한테 따지기 시작했다.
그 손님의 말인 즉슨, 우리가 No Problem! 이라고 하며 그 자리를 약속했다는 것.
그에 욱한 매니져는 우리는 절대 약속을 하지 않는다며,
우리를 도와 예약을 받아주는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그 손님과의 전화 기록을 보내 달라고 했다.
그 결과, 아무도 그 손님들에게 제일 좋은 자리를 약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비록 손님이 말을 바꾸더라도 서비스 직업에서는 절대 손님을 이길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 손님에게 좋은 자리를 내주었다. 마지막에 엄청 신난 표정으로 떠나는 그들
가끔은, 굳이 그렇게 까지 하고 싶을까 싶다.
그리고 사건은 또 일어났다.
4명의 이탈리안 가족이 왔는데, 예약을 할때 우리가 좋은 자리를 약속했다는 것 이다.
하지만 예약 프로그램을 체크 해 보니 아무도 약속한 사람이 없었다.
이미 좋은 자리들은 꽉 차 있었고, 그 사람들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 기다림이 한 20-25분 정도가 되니 그 손님들도 컴플레인을 하기 시작했다.
모든 테이블에서 아쿠아리움 뷰가 다 보이는 좋은 테이블인데
왜 다들 아쿠아리움 뷰 바로 옆에 앉으려는지 모르겠다.
마침내 그 분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었다.
이미 늦은 시간이 되어서 매니져 중 한명이 그 손님들에게 라스트 오더라고 안내를 했는데
그 중 한 할아버지가 또 컴플레인을 하기 시작했다.
테이블도 엄청 오래 기다렸는데, 나보고 라스트 오더까지 지키라는거냐!
우리는 쉐프한테 얘기를 했고 그 손님들이 식사를 조금 더 늦게까지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줬다.
그 할아버지의 생신이라고 해서, 우리는 감정을 숨기고 생일 축하 노래까지 불러드렸다.
그러더니 땡큐- 땡큐- 하며 감사의 인사를 연신 하시던 할아버지.
나중에 이메일이나 전화로 또 컴플레인을 걸지 모르겠다.
그래도 마지막엔 Have a good night 하며 떠나시던 할아버지.
아까 일을 하다가 사표를 내고 비행기 표를 끊어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얼른 이 시간이 지나가면 좋겠지만, 언젠가 이 기억들도 그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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