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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퍼스 호텔 하우스 키핑 잡 구한방법 + 에이전시 공개

Daeji 2021. 2. 2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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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 나이 20살, 만 나이로는(호주에서의 나이는) 18살.

 

한국에서 해 본 적 없는 구직 활동을 처음으로 호주에서 해야 했다. 그 당시 나의 영어실력은 거의 바닥에 가까웠다. 호주에서 일을 구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무모한 도전과도 같았다. 한국에서 200만 원만 가지고 호주에 왔다. 달러라는 것도 처음 사용해보고, 물가도 잘 몰라서 가져온 200만 원으로 2달 동안 신나게 놀고 나니 잔고도 내 영어 실력만큼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에게 남은 돈은 단돈 15불, 당장 이번 주 집세를 낼 돈도 없었다.

 

 

닥치는 대로 이력서 돌리기

중학생 시절부터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관한 모든 자료를 검색하고 읽어보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담을 보고 팁을 노트에 하나하나 손으로 적어가며 머릿속으로 호주에서의 삶을 하나씩 그려보았다. 그중에서도 일자리를 구하는 방법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이력서를 돌리러 갈 때는 어떤 영어를 써야 하는지도 노트에 써놓았다.

 

I am looking for a job...

 

호주에서 구직 활동을 할 때는 이력서와 커버레터는 필수라고 했다. 어릴 적 나는 열정적인 축구팬이었고, 중학교 시절에는 싸이월드에서 월드컵 기자로도 활동했다. 그 당시 축구를 통해 알게 된 남자 사람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친구는 미국에서 유학을 하던 친구였다. 그 친구에게 한글로 쓴 커버레터의 번역을 부탁했다. 친구는 멋진 영어 실력으로 커버레터를 완성시켜 주었다. 그 내용인즉슨, 더 큰 세상을 보고 싶어 해외에 나왔으며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호주에 오기 전에 미리 준비해온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들고 본격적인 구직 활동을 시작하였다. 우선 도서관에 가서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각 100장씩 뽑았다. 이력서 1장 + 커버레터 1장을 스템플러로 집어 2장으로 만든 뒤 퍼스 중심지인 시티와 노스브리지의 레스토랑, 카페 등에 전부 방문하여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다. 내향적이고 낯가림이 심한 나였지만 계좌에 남은 돈이 15불밖에 없어서 그런지 이력서를 돌리는 순간만큼은 낯가림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친절했다.

퍼스 시티, 노스브리지의 카페와 레스토랑 곳곳을 다 돌았다. 사람을 구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하는 곳도 있었지만 가게 직원들은 내 이력서를 받으며, 미안하지만 지금은 일자리가 없지만 일자리가 생기면 연락을 주겠다는 친절하고도 기약이 없는 말을 해 주었다. 그제야 현실이 보였다. 호주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때론 혼자서, 때론 지인들과 함께 이력서를 돌리러 다녔다. 매 순간 폰을 들여다보았지만 연락이 온 곳은 없었다.

 

 

포기할 때쯤

처음에는 카페나 레스토랑쪽으로 이력서를 돌리다가 나중에는 공장 쪽까지 돌리게 되었다. 퍼스 시티에서 꽤 먼 곳에 있는 세탁공장에 가서 이력서를 돌리고 오는데 힘이 빠졌다. 아무리 이력서를 돌려도 반응이 없는 것에 지치기도 하고 거절을 당하는 것에 대해 신물이 났다. 하루 종일 고생을 하고 피곤해서 집에 가고 싶었는데 그때 한 언니가 호텔 하우스키핑 에이전시가 근처에 있다며 가보자고 했다. 시간은 이미 늦은 오후 4시. 대부분의 회사가 퇴근할 시간이라 애매했지만 이왕 시티에 나온 김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너무 늦은 건지, 회사가 이미 문을 닫은 건지 도착하니 문에는 다녀간 사람들이 남겨놓은 이력서가 가득했고 문이 거의 닫혀 있었다. 혹시나 하고 문을 살짝 밀어보니 열렸다.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다. 리셉션에 있는 여자에게 물었다.

 

혹시 일자리 있니?

 

 

그때 한 남자가 방 안에서 나왔다. 마침 일거리가 있으니 전부 인터뷰를 보자고 했다. 한 명씩 방에 들어가 1:1 인터뷰를 보았고 그 남자는 우리에게 어떤 비자를 가지고 있는지, 호주에는 언제 왔는지 등의 간단한 질문들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말했다.

 

 

그럼 내일부터 XX 호텔로 몇 시까지 검은 바지, 신발 챙겨서 가면 돼. 그리고 문서 작성할 것도 많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구했다. 드디어 일을 구했다.

그동안 고생한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갑자기 일자리를 구하게 된 것이었다. 역시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수중에 가진돈이 바닥날 때쯤 일자리를 얻었다.

에이전시 문 앞에 가득 쌓인 이력서들을 봤었는데...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 보다. 그렇게 우리는 각각 다른 호텔로 배정을 받았고 퍼스에서 호텔 하우스키퍼로 당장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에이전시에서 서류 작성을 하고, 호텔과 하우스 키핑 잡에 대한 인덕션을 받았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이 났다.

 

당장 다음날 아침부터 일을 시작해야해서 서둘러 Target에 가서 일할 때 입을 검은 바지와 신발을 구매했다. 일자리가 생겨 너무 기뻤지만 믿기지 않았고 설레기도 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내일 호텔에 가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간단한 문장을 연습했다. 룸메 언니도 마치 본인의 일처럼 축하를 해 주었다.

 

 

 

 

 

 

그 당시 내가 호텔 하우스키핑 일을 구했던 에이전시는 AHS (http://www.ahshospitality.com.au/)이였다. 하우스키핑 일을 담당하는 잡 에이전시이다.

 

나는 인터넷으로 따로 어플라이 하지 않았었고직접 에이전시를 찾아갔었다. 문이 닫힐때 쯤 찾아갔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 마침 그 담당자가 사람을 구하고 있었고 가자마자 바로 인터뷰를 봤고 그 다음날 부터 호텔에 출근을 하게 되었다. 주위에서 에이전시에 출근 도장을 매번 찍어도 잡을 못 구했다고 하는 사람을 많이 봤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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