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호주 워홀 '11

20살에 시작한 호주 워홀: 퍼스에서 첫 집을 구하다

Daeji 2018. 9. 2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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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룻밤을 묵었지만, 도저히 이 백팩커에서 지낼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트리를 통해 여차저차하여 마음에 드는 집을 골랐고, 내일 당장 이사 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퍼스 지리를 하나도 몰라서 이 집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지만 우선 백팩커를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이 집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문제는 체크아웃을 할 때 벌어졌다.



집주인이 나를 오후 2시에 백팩커에서 픽업한다고 하였고, 나는 짐을 놔두고 조금 쉴 곳이 필요했기에 직원에게 조금 늦은 체크아웃을 해도 되냐고 물었다. 그러니 단호하게 그렇게 하려면 하룻밤묵는 돈을 다 내야 한다고 했다. 설명을 잘 하고 싶었지만, 영어 실력도 부족했고 직원도 상당히 무례했다. 그래서 바로 돈을 지불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 돈을 다시 환불 받고 싶다고 하니 안된다고 한다.


그렇게 멍하니 카운터에서 서 있는데, 지나가던 한 동양 여자가 영어로 물어본다. "혹시 내가 도울일이 있어?" 그렇게 나는 설명을 했고, 그 여자는 성심성의껏 나를 도와줬다. 하지만, 직원은 니키에게도 똑같은 말을 반복 할 뿐이였다. 그녀는 타이완에서 온 니키라는 친구. 그 친구는 여행자였는데 체크아웃을 하면서 나를 본 것이였다. 나를 도우려고 한 마음이 고마워서 밥이라도 사고싶었지만 친구는 잠시 후 퍼스를 떠나는 비행기를 타야했다. 그래서 페이스북만 교환하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헤어졌다. 


어떻게 이것을 해결할까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멜번에서 회사를 다니는 친언니의 친구분에게 연락을 하여 직원에게 설명을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직원이 자꾸 안된다고 하자, 백팩커에 그런 정책이 있는거냐며 설명을 해 보라며 따지니 결국 직원이 기분나쁜 표정으로 돈을 환불 해 주었다. 내 기분도 좋지는 않았지만 돈을 받았으니 다행이였다.


2시에 집주인분이 픽업을 하러 오셨다. 나는 처음으로 퍼스에서 낯선이의 차를 타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했다. 시티에서 약 10-15분정도 걸리는 사우스 퍼스에 위치한 코모라는 동네였다. 이 동네는 은퇴를 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부유한 동네라고 한다. 굉장히 고요했고 여유로웠다.










방 2개에 3명이 사는 아담한 집이였다. 나는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게 되고 집주인은 혼자서 방을 사용했다. 화장실은 나와 룸메이트 두명이서 썼기 때문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내가 음식이 하나도 없는걸 알아챈 집주인이 나를 울워스라는 마트에 데려가 주었다. 울워스는 호주의 대표적인 마트이다. 한국에서 요리를 해본적이 없는 나는 마트에 도착하고 뭘 사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마침 쇼핑센터안에 한국 마트가 있었다. 그래서 가장 만만한 라면과 빵 그리고 간식거리를 샀다. 결국 집에 돌아와 첫끼는 라면과 참치로 해결했다. 며칠동안 느끼한 음식만 먹다가 라면을 먹으니 살 것 같았다. 식사를 하고 짐을 풀고 어느정도 정리를 마치고 나서야 이제 내가 정말 호주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빴던 시간들도 다 지나가고 곧 현실을 마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일단 집 근처에 뭐가 있는지 주변부터 둘러보자 싶어서 카메라를 챙겨들고 나왔다. 이 날은 비가 와서 꽤 흐렸고 바닥도 젖어있었다.












너무 좋았던건, 스완 리버의 근처라서 산책 오기도 좋았다. 밤에 강변을 바라보고 있는것도 좋고 한국에 있는 집 근처에 태화강이 있어서 그런지 더 정감이갔다. 이 곳으로 이사오길 참 잘했다. 고요하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마주치면 아는 사이도 아닌데 다들 Hi ~ 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서서히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강변을 걷고 집으로 돌아갔다. 코모라는 동네 참 이름도 귀엽고 좋은 것 같다. 내가 그렇게 꿈꾸던 곳에 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한편으로는 정말 나 혼자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이 설레게 만들었다.



퍼스에서 집을 구할 때 유용한 사이트


Gumtree (검트리, 외국인 쉐어를 구할 때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

퍼스 참을 수 없는 그리움 (퍼스 대표 한인 커뮤니티)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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