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그대로 '먹고 사는 것'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동안 나에게 골칫거리였다. 20년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낸 적이 한번도 없으니, 집에서 요리를 내가 직접 해 먹은적이 없었다. 바쁘신 엄마는 항상 아침상을 푸짐하게 차려놓고 출근을 하셨고, 그 덕분에 먹을 걱정은 없이 지냈었다. 친언니와도 8살 차이가 나고 삼겹살도 굽는법도 잘 모르던 나였으니 요리 실력은 뻔했다.
하지만, 호주에 도착하니 정말 나 혼자였다. 더 이상 나를 위해 요리를 해 줄 사람은 없었다. 먹고 살아야 했다. 가지고 있던 돈은 정해져 있었으니 매번 사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빵이 먹고 싶었을땐 IGA에 가서 제일 저렴하고 딱딱한 잉글리쉬 머핀을 사먹어야 했다.
그렇게 생존 요리는 시작되었다.
요리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지만, 사람이 배가 고프니 어떻게든 요리를 하게 되더라. 처음엔 장을 보러 가서 뭘 사야할지 몰라서 팀탐에 라면을 사서 한끼로 해결하고 했던 나지만,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하나씩 레시피를 찾아보며 알아가기 시작했다.
우선, 장을 볼 때 돈을 최대한 아끼고 싶으면 홈브랜드를 사는게 최고다. 나는 울워스의 주 고객이였으므로 울워스 홈브랜드 제품들을 샀다. 룸메 언니가 몸에 좋고 맛있는 식빵을 살 때 나는 저렴한 홈브랜드 식빵을 샀다.
초반에 내가 가장 많이 해먹었던 음식은? 스파게티!
스파게티는 레스토랑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고급 음식인지 알았었는데, 만들기도 정말 간단하고 재료도 많이 안 필요하고 정말 만들어 먹기 편한 음식이였다. 면을 삶고 소스 (를 만들거나 사거나) 를 데우고 함께 요리하면 끝. 거기다가 홈브랜드 치즈 한 장 올려주면 금새 치즈 스파게티가 완성. 이렇게 한 끼 식사를 해결했다. 비싸지도 않고 배도 부른 일석이조 음식이라 많이 해먹었다.
홈브랜드 햄 중에 엄청나게 크고 오래 먹을 수 있는게 있다. 먹을때마다 조금 씩 잘라서 요리하고 킵해놓고 편했다. 요리할때 유용하게 썼다. 하나만 먹으면 질리니까 토마토, 크림 스파게티 이 두 종류를 많이 해먹었고 사실 소스는 만들지 몰라서 소스를 샀다.
울워스 홈 브랜드 햄으로 만든 햄 야채 당근 볶음과 쌀밥. 밥은 밥솥이 해주고 볶음은 후라이팬에서 볶으면 되니까 간단. 허술하긴 하지만 요리꽝인 나도 쉽게 한끼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스파게티만 먹고 배가 고프다 싶으면 업그레이드가 된다. 조금이라도 배불리 먹고자 홈브랜드 식빵을 토스트해서 마늘빵대신 추가!
살림살이가 조금 나아지면, 감자튀김에 피클까지 추가! 홈브랜드 피클도 꽤 맛있다. 양도 점점 늘어가는건 왜 일까?
한번은 정말 김치찌개가 먹고싶어서 레시피를 찾고 김치를 사고 버섯과 양파를 넣고 후다닥 만든 김치찌개! 요리꽝인 내가 만들었지만, 그 어느 김치찌개보다 꿀맛이였다. 한때 패밀리가 떴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요리를 할 때 마다 비밀의 스프로 라면스프를 넣던데, 내가 항상 찌개나 국 종류를 만들땐 단 하나를 쓴다. 바로 소금. 맛을 내기 위해서라기 보다 어떤 재료로 양념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무조건 소금으로 간을 맞췄다. 그래도 맛있다.
돈을 아끼고 싶을때 & 야채가 필요 할 때 Tip: 울워스 홈브랜드 중에 냉동 야채가 있다. 양도 꽤 많고 저렴하고 특히 요리 할 때 여러 야채를 다듬을 필요도 없이 간편하고 빠르게 요리 할 때 정말 좋다. 난 이 냉동 야채로 볶음밥도 하고, 스파게티에도 넣고, 카레에도 넣고 정말 많은 음식을 해먹었다. 강력추천!
울워스 홈브랜드 마늘빵 맛이 좋다. 안먹을땐 냉동실에 보관하면 되고, 매번 먹을만큼 잘라서 보관하면 꺼내먹기가 편하다. 전자렌지에 1분정도 돌리면 따끈따끈 정말 맛있다. 한끼식사로도 좋다. 한땐 매일 아침마다 커피랑 마늘빵을 아침으로 먹었다. 토스트와 딸기쨈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식사 목록 상위권에 올라간다.
냉동야채와 소고기로 만든 볶음밥. 뭔가 양념이 부실 해 보이긴 하지만 맛있다. 홈브랜드 쥬스중에 오렌지 & 망고맛이 있는데 양도 많고 쿨피스 맛이나서 즐겨 마셨다.
IGA에서 제일 저렴했던 잉글리쉬 머핀으로 만든 정체불명의 햄버거. 저렴해서 그런지 빵이 정말 딱딱하고 맛이 없었다. 돈을 아껴야 했지만, 한번 맛을 본 이후로는 다시 구매하지 않았다.
위의 음식들이 주로 내가 워홀 초반에 해먹었던 음식들이다. 요리를 잘 못했지만 하면서 배워가는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호주에서는 외식을 하면 돈이 꽤 드는데, 요리를 하면 많이 절약을 할 수 있다. 홈브랜드 제품들도 사용하기에 꽤 괜찮은 제품들이 많다. IGA는 울워스나 콜스보다 조금 비싼감이 있고 울워스나 콜스는 50% 세일이나 각종 세일을 자주 해서 웹 사이트에서 세일 항목들을 확인하고 장을 보러 가는게 좋다.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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