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도착하고 한 일주일이 지날때였을까? 이층침대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몸이 으슬으슬했다. 평소에 자주 아프지 않는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일을 하는것도 아니고 무리를 한것도 아니였는데, 호주 퍼스에 도착하고 긴장이 풀려 그런지 몸살이 크게 난 듯 했다. 일어날 수 없을만큼 힘들어서 계속 누워 있었다.
건설업쪽에 일을 하는 집주인 아저씨는 아침 일찍 나서서 일을 가신걸로 알고 있었는데 부엌에서 사부작 사부작 소리가 났다. 부엌에 가보니 룸메이트 언니가 요리를 하고 계셨다. 나의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 채시고 나를 위한 아침상을 차리고 계셨던것이다. 평소에 건강식을 즐겨드시는 언니는 냉동실에 있던 사골곰탕을 데우고 호박밥을 하고 계셨다. 언니도 피곤하실텐데 아픈 나를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요리를 하고 계셨다니. 너무 감사했다.
조촐했지만, 엄청난 사랑이 담겨있는 아침상.
이 아침상은 내가 퍼스에 도착해서 먹었던 어느 음식보다 맛있었다. 언니도 호주에 와서 한번 몸이 엄청 아팠던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때 같이 살던 언니가 아픈 룸메 언니를 위해 식사를 챙겨주셨고 언니도 엄청난 감동을 받아 자신도 나중에 이런 경우가 생기면 도와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런 이쁜 마음을 받아, '나도 나중에 내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힘든 누군가를 꼭 도와줘야지'하고 다짐했다.
맛있고 건강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집에서 푹쉬니 몸상태가 괜찮아졌다. 저녁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언니는 내가 평소에 그렇게도 먹어보고 싶어하던 울워스 로스트 치킨과 콜라를 사오셨다. 그 날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배부른 하루를 보냈다. 언니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했다. 곁에 아무도 없었으면 너무나 외롭고 슬픈 날이였겠지만, 나는 행복했다.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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