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생활/집구매

#4. 호주에서 집 구매하기 - 인스펙션할때 체크해봐야 할 사항들

Daeji 2023. 8. 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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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구매하기 전 인스펙션을 해야 할 때 알아봐야 할 사항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집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사소한 것까지도 고려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스펙션이라는 것이 생소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뭘 알아봐야 할지 몰라서 인테리어나 외관을 보고 판단했다. 예를들어 한 집을 보러 갔는데 작은 창문에 금이 가 있거나, 에어컨이 없다던가 하는 사소한 것들을 보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부동산을 20채나 가지고 계신 어르신(?)이 집을 보는 것을 도와주셨는데 '사소한 것에 신경 쓰면 집을 살 수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나처럼 작은 것에 신경을 쓰신 것이 아니라 위치, 포텐셜, 편리성 등 큰 것을 보신 것이었다. 그게 지금까지도 기억이 나고 그 후 인스펙션을 할 때도 그 말을 기억하고 집을 보러 다녔다.

 

그 집이 내가 처음으로 인스펙션을 한 집이였는데 그때는 집을 당장 구매 할 생각이 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연습 삼아 본 것이었다. 내가 보았을 때는 방들이 너무 작았고 집 앞에 메인도로는 아니지만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가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확 마음에 들진 않았다. 그런데 또 지인들이 집이 괜찮은 것 같다고 하니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 후로도 집을 계속 보러다녔다. 남들 보면 집을 50-100채 본 사람들도 있고 집을 구매하기까지 1년이 걸린 사람들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그 정도는 아니었고 정말 많았을 때는 주말에 집을 3개 보러 간 게 최대였다. 집을 구매하기까지 한 10-15군데 집을 본 것 같고, 집을 구매하기까지는 2-3개월 정도가 걸렸다. 매물이 엄청 많을 때도 있고 갑자기 2주 동안 매물이 한 개도 없을 때도 있었다.

 

또 다른 집을 보러 갔었는데 집이 오래되긴 했지만 안에 레노베이션도 되어있고 가격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오퍼를 거의 넣을 상황이였는데 알고 보니 집 바로 옆에 공원으로 향하는 Walkway가 있는 게 아닌가. 성격이 급하기도 하고 해서 사실 그것도 신경 쓰지 않고 집 오퍼를 넣고 싶었는데 계속 생각해 보니 집 바로 옆에 모르는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하면 시끄러울 수도 있고 위험할 수도 있고 통로가 지저분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오퍼 넣는 것을 포기했다.

 

 

다른 한군데는 오퍼를 넣은 곳이었다. 집이 레노베이션이 정말 잘 되어있고 뒷마당도 있고 누가 봐도 멋진 집이었다. 이곳도 오퍼를 넣었는데 승인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거실과 주방의 경계가 없이 한 군데에 모여있었고, 좁은 차고, 넓지 않은 땅 등이 있었다. 집을 구하러 다닐 때는 잘 몰랐기에 어떤 것을 알아봐야 할지 잘 몰랐는데 집을 하나 둘 보다 보니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하나씩 보이게 되었다.

 

그 후 마음에 들었던 집이 한군데 있었다. 동네도 괜찮고 가격도 괜찮았고 땅 크기도 괜찮았다. 그런데 집이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3주 정도 계속 인스펙션을 했고 인스펙션을 두 번 갔는데 갔을 때마다 보러 온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집이 인기가 없나 싶어서 오퍼 넣는 것을 계속 미루다가 나중에 보니 언더 오퍼 상태로 바뀌어있었다. 오퍼를 미룬 것 중 하나는 집 근처에 큰 Powerline이 있었던 것도 있었다. 커뮤니티에 물어보니 한인들은 다 No라고 했지만 외국 커뮤니티에는 크게 상관을 안 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Powerline 근처에 사는 사람들도 많고... 이건 정말 개인의 차이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집도 지금 생각해 보면 렌트를 주고 있어서 그랬던 건지는 몰라도 좀 아쉬운 느낌이 있었다. 큰 차고가 없었고 뒷마당도 정원 느낌이 아닌 허허벌판처럼 휑하니 비어 있었고 방들도 좀 작아서 별로였던 점이 몇 개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이것저것 많이 따지는 성격이 아니긴 했지만 집을 볼 때는 그래도 성급하게 오퍼를 넣는 것보다 장점, 단점도 잘 따져보고 넣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집을 계속 보다보면 내 집이라고 느낌이 오는 집이 있다고 다들 그랬다. 그래서 나도 미래의 집을 찾게 되면 그런 느낌이 들지 알았다. 하지만 사실 지금 내 집을 처음 보러 갔을 때는 5분도 안 오고 나올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더 볼 것도 없이 바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에이전트랑에게 질문을 하나 했는데 좀 무례? 한 것 같은 느낌이라 에이전트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는 '올드한 느낌'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집을 보는 건 아닌데 그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다. 그런데 이 집이 내 집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서 이런 걸 보면 '내 집이다.'라고 생각이 다 드는 건 아니라는 걸 느꼈다.

 

인스펙션을 하고나서 다른 집의 인스펙션도 가보고 했는데 계속 생각을 해보니 땅의 크기(주차공간+큰 차고, 큰 뒷마당, 익스텐션 등), 위치(시티까지 20-25분), 편리성(근처에 쇼핑센터, 버스정류장, 병원, 약국, 주유소, 각종 식당 등 웬만한 건 다 있다.), 학군 등 포텐셜이 좋은 집이라고 생각되었다. 내가 처음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올드한 느낌은 어떻게 인테리어를 하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작은 부분들은 레노를 하던지 해서 바꾸면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동네 집값도 계속 오르고 있기도 하고 이웃들도 렌트 목적이 아닌 거주용으로 오래 거주한 사람들 같아서 믿음도 갔다. 그 후로 생각이 바뀌어서 결국 오퍼를 넣게 되었다.

 

인스펙션을 다닐때 미리 내가 원하는 조건들을 생각해 보면 확실히 집을 볼 때 편해진다. 내가 원했던 조건들은 아래와 같다.

 

- 땅 크기가 큰지 (700sqm~)

- 메인 도로 혹은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 바로 옆에 위치하지 않은 집

- 비행기 소음 피해가 심하지 않은 곳

- 프리웨이, 하이웨이 근처가 아닌 곳

- 각 방 사이즈가 너무 좁지 않은 곳(침대, 책상 하나씩 놓으면 꽉 차는 곳 X)

- 홍수의 위험이 없는 곳

- 안전한 동네

- 큰 차고가 있는지

- 드라이브 웨이가 뒷마당으로 이어진 구조 (넓은 주차 공간 확보)- 집 근처에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는지

 

- 편의시설이 가까운지

- 이웃집과 너무 바로 붙어 있지 않은 집

- 시티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 (~30분)

- 집 바로 옆이나 앞에 공원이 없는 곳

- 집 옆으로 Walkway가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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