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호주 워홀 '11

20살에 시작한 호주워홀: 퍼스 시티 호텔 하우스키핑으로 일하기

Daeji 2018. 10. 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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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에 있는 호텔에서 하우스 키핑을 시작하게 되었다. 호주의 호텔을 구경한 것도 처음이였고 해외에서 일을 한 것도 처음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하루에 한명당 배정받는 방은 약 11개 정도이며, 주어진 시간은 약 4시간이다. 보통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일을 했다. 침대를 만들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기본적인 청소를 하는일이였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엄청 꼼꼼하게 하여 4시간을 넘는게 일상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요령이 생겨 4시간안에 11개의 방을 청소하는건 어려운일이 아니였다.


하우스 키핑을 할 땐 보통 방에 혼자 들어가거나 2명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호텔은 혼자서 일을 하는 방식이였다. 하우스 키핑을 하며 가장 행복했을 때는 방문 앞에 D.N.D(Do not disturb)라는 사인이 걸려있을때이다. 방을 청소 하지 말아달라는 사인이다. 나에게 하루에 배정된 11개의 방 중에 하나가 사라지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이 절약 되었다.


호텔 하우스 키핑 일을 하며 생긴 에피소드가 있었다. 한번은 한국인같은 분이 방에서 나오셨다. 나를 보시더니 '혹시 한국인이냐'며 물어보셨다. 그렇게 우리는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 분은 한국에서 대기업을 다니는 분인데 출장차 퍼스로 오셨다고 한다. 방을 잘 치워줘서 고맙다며, 저녁을 대접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 덕분에 나는 노스브릿지의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그 분이 말씀하시길 자신의 토익 점수는 높지만 실제로 호주에 나와서 영어를 해보니 영어 스피킹의 벽이 너무나도 높다고 하셨다.





또 한번은 아침에 청소를 하러 방에 들어가는데 보통은 손님의 방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노트를 하고 '하우스키핑~' 이라 외치고 들어간다. 그땐 '하우스키핑~' 이라고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당연히 아무도 없겠지 하고 들어갔는데 남녀가 나체로 침대에 있는것이 아닌가. 너무 놀래서 문을 황급히 닫았지만 서양인들이라 그런지 나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 때 이후로 손님의 방문을 열땐 조심히 여는 버릇이 생겼다.


하우스 키핑을 하다보면 손님의 특성을 알 수가 있다. 매일 지저분한 방, 엄청 깔끔한 사람, 자신이 직접 청소를 해놓은 사람, 고맙다며 팁으로 침대위에 동전을 놓고가는 사람 등. 하우스키핑 잡이지만 호텔에 속해있었고(직원 D.C가 가능했다) 시간이 짧지만 시급이 높았다. 특히 토,일요일날 시급이 평일의 배가 뛰기 때문에 좋았다.


내 슈퍼바이저인 산드라는 금발이라 서양사람인줄 알았는데 미얀마에서 오래전에 이민을 왔다고 한다. 정말 좋은 사람이였다. 항상 우리가 제 시간에 끝내지 못하면 도와줬고, 청소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화를 내기보다는 우리에게 조언을 해 줬다. 


동료들의 국적도 참 다양했다. 아프리카 프랑스 미얀마 타이완 인도 등 모두들 친절했고, 서로를 도와주었다. 한번은 산드라의 권유로 우리끼리 점심시간에 포틀럭 파티(각자 요리를 해서 들고오는 것)를 하기로 했다.








요리에 자신이 없는 나지만 이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열심히 유부초밥과 주먹밥을 만들어 갔다. 동료들도 자기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챙겨왔고, 내 음식도 맛있게 먹어주었다. 호주에서 처음가진 일자리라 긴장이 많이 되었는데 동료들이 너무 친절해서 좋았다. 일도 생각 했던 것 보다 어렵지 않았다.


한번 일이 잘 풀리면 계속 잘 풀린다고 하던가, 인도 출신의 동료를 통해 일자리 오퍼가 하나 더 들어왔다.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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